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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커리어 분석

왜 퇴사하고 싶은가?

by sundelion 2022. 2. 2.

0. Intro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 이직이라 함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를 결국 퇴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면접 준비를 하던 중 왜 현 회사를 떠나고 싶은지 무조건 이야기가 나올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감정을 제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판단했다.

 

1.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것

1-1. 상황분석

내가 입사를 했을 때, 개발연구팀에는 나와 나와 함께 입사한 대리님 이외에 네명의 팀원이 있었다. 팀장 직급의 두명과 이사 직급의 두명. 모두 10년 이상 20년 이상의 경력직 개발자였다. 그리고 나의 수습기간이 끝나기도 전 팀장 직급의 두명이 퇴사했다.

 

사실, 스타트업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불안정하고 주식 그래프처럼 하루아침에 나빠질 수 있다. 상황이 안 좋아진다면 다시 좋아질 수 있도록 다같이 열정적으로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회사는 성장한다.

 

회사의 주 서비스가 버전 업데이트를 했다. 새로운 버전이 출시됐다. 팀장들이 퇴사하기 한달 전 일이다. 새로운 버전들은 언제나 그러하듯 미처 테스트 하지 못했던 이슈들이 발생하고 고객들은 실사용 중 해당 문제들을 발견하고 문의를 한다.

내가 소속되어있는 회사는 빅데이터를 다룬다. 수집된 데이터를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데이터에 굉장히 예민하다. 만약 데이터 수집되는 프로세스에서 문제가 생기고 이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손해배상청구까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맡을 수 있는 CS 는 거의 없었다.)

 

꽤 오랜시간 팀장급의 인력이 보충되지 않았다. (이 글을 적는 이 시점까지도 보충되지 않았다)

 

1-2. 나의 가치관

나는 나의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게 싫다. (그게 어떤 분야든)

그리고 나는 행복함, 즐거움, 그리고 성취감을 꽤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들은 언제나 행복해서, 즐거워서 혹은 성취감을 줘서 하는 경우밖에 없다.

 

1-3. 팀에서의 나

팀에서는 주니어 엔지니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주니어 엔지니어에게 신경을 쓸 수 없었고, 주니어 엔지니어는 스스로 할 수 없었다.

 

난 짐이 되는게 세상에서 제일 싫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항상 찾는 편이다. 

 

(그래서 trouble shooting 혹은 challenge task 들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팀원이 하기 싫어하는것을 하면서 내 가치를 찾는 행위였던 것 같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지식의 폭을 넓히는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빠르게 공부하고 익혀야 CS 들을 맡아서 다룰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시니어 엔지니어에게 여유를 주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그러므로써 현 서비스를 개선하고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도록. 혹은 나에게 지식이 있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있었다.

위 지표는 Known-unknown matrix 라고 한다. 내가 알지만 모르는것들, 모르지만 아는것들, 그리고 내가 아는것들..

여기서 포인트는 내가 모르는지도 모르는 것들이다.

 

내가 뭘 질문해야 할 지 모르는 영역.

보통 여기서 지식의 이동은 탐구하고 연구하여 "뭘 몰랐구나" 를 구하고 "몰랐던 것" 을 "알게되는 것" 이다.

나의 경우, 나의 Known-known 과 Unknown-known 을  수치화 한 값이 각각 5 라서 10 이라면, 내가 회사에서 알아야 하는 부분과 찾아서라도 알아봐야 할 부분은 각 50 합 100 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건 추측이다. 체감상 그렇다는 것. 사실은 더 일지도, 덜 일지도 모르겠다.)

 

팀에서 막막함을 느꼈다.

 

2. 결정을 내렸다

나의 첫 회사인만큼 뭐가 맞고, 뭐가 틀린지 잘 알지 못했다. 퇴사를 결정한 이 시점에도 이게 맞는 결정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더 다른 직장을 경험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어떤게 맞고 틀리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정답은 없겠지만)

 

나에게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대표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대표님은 "회사는 일하러 오는 곳이지 공부하러, 배우러 오는 곳이 아니다." 라고 했다. 그리고 "가치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라고 했다.

 

"배워서 일한다" 와 "일하기 위해 배운다" 의 차이라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회사엔 경력직이 필요하고 주니어는 당장은 필요하지 않는다. 나의 가치가 생길때까지 참고 기다릴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선택한건 나의 가치는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그 부분이 충족되지 않아서 나는 슬픔과 막막함을 느꼈다.

 

"일이란게 그렇다" 라고 생각하기엔 이 회사는 나에게 첫 회사이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나의 경험들로 하여금 "일이란게 그렇다" 에 동의하고 체념할 것 이다. 그렇게 성장할 것 이다.

 

3. 마무리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여 글을 적으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퇴사 결정을 내리기까지 상처도 많이 받았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정말 우는 성격 아닌데.

 

내가 끈기가 없는건가, 내가 강하지 못한건가. 사실 "왜 못해?" 라는 질문을 하면 끝도 없이 성공밖에 없는 인생을 살 것이다.

 

근데 내가 힘들어하면서까지 버티고 싶은 것이 있고 버티는것보다 힘든게 더 크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 버티지 못했다고 다음에도 못 버티는 건 아니다.

 

어차피 뭐가 맞는건지도 모르고.

 

미련하게 기다리지 말고 우선 지르고 후회하는게 더 내 적성에 맞다. 

 

성공적인 이직을 꿈꾸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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