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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커리어 분석

스타트업 PO 3개월 근무 후기

by sundelion 2024. 12. 15.

사업하고 싶다. 직무 전환해야겠다. PO 로써 근무해보자. 라고 글 쓴 이후 PO 로 정말 취업했다. (이왜진 ;;;)

 

이곳 저곳 PO 직무 이력서 뿌리고 모두 서류 광탈하고 무너진 멘탈을 회복하고자 여행을 떠났다.

15일간 여행을 떠났는데 여행의 마무리 쯤 한 스타트업으로부터 PO 직무 제안 연락을 받았다.

아마도 이력서 올려둔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보고 연락한 것 같다. (추측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나의 개발자 링크드인 이력을 보고 PO 로 연락했을리 없다. 절대로...)

 

정말 일사천리로 바로 면접 보고 바로 합격했다.

(이때 도망쳤어야 했나, 싶긴 한데, 이미 늦었다.)

 

내가 기존에 다녀본 적 없는 완전한 스타트업이었다.

제품 첫 출시일은 만 1년 반 전이다.

겨우 MVP 단계이고 (사실 이것도 아니지만, 코파운더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걸로), 투자 받은 적도 없는, 그 무엇도 체계화된 것이 없는 날 것 그 자체인 회사였다.

 

스타트업의 PO 들은 어떤 일들을 할까?

PO 로 경험도 없는데 심지어 날 것의 회사에서 PO 로 근무해도 되는걸까?

 

거의 3 개월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계속 의문이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이 의문에 대한 나 스스로의 답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직무 기회가 주어졌다.

진짜 오래 고민했다. 이 기회 때문에 최근 회사 일에 크게 집중도 하지 못했다.

솔직히 직무도 직무이고, 대기업이란 안정감과 연봉 때문에 혹했다.

이 글을 적는 이 순간에도 괜히 이 기회를 놓쳤다 생각한다.

하지만 최초의 내가 PO 로 직무 전환을 선택했을 때, 나의 목표에 현 직장에 머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나는 언젠가 창업을 하고 싶다. 하지만 사업의 시옷도 모르는 내가 창업을 한다는 것은 너무 큰 도박이다.

사업이란 것을 미리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 PO 란 직무를 선택했다.

현재 직장은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직장이다.

 

코파운더들은 세일즈에 관심이 있다. 돈, 그것이 그들을 움직인다.

코파운더들은 SaaS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SaaS 에 대한 지식도 전무하고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완전 세일즈맨들 그 자체.

내가 입사했을 땐 이미 기술팀과 여러번 마찰이 있던 후 였다. (물론, 지금은 나랑 마찰이 잦다.)

 

 

 

아.. 갑자기 현타가 왔다.

그냥 퇴사할까.

 

 

 

어쨌든,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신입 PO 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 꽤 넓단 것이다.

입사한지 얼마 안된 것 치고 꽤 많은 일들을 벌이고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화가 차서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도를 닦는다 생각하며 버틴다.

이 경험이 나중에 사람을 대하고, 다루고, 등 나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나름 확신이 있다.)

 

 

 

아... 또 현타가 왔다.

왜 나는 사서 고생하는가...

 

 

 

어쨌든,

2년만 버텨보자란 생각이다.

 

2년 후 나의 모습은 현재와 크게 다를것이다.

한 달에 한 번 이렇게 회고록 겸 후기 좀 써야겠다.

안 그러면 정말 퇴사해버릴지도 몰라...

 

 

 

<현재>

 

PO, PM 관련 책을 사서 열심히 공부 중 이다.

뿐만아니라 SaaS 자체가 마케팅 쪽이라서 마케팅 공부도 하고 있다.

OKR 이니, 뭐니, 개발 및 기술만 해왔던 나에겐 쉽지 않은 내용이다.

첫 OKR 을 적는데에 거의 일주일을 사용했다.

 

또한 PO 로써 다양한 주제로 미팅이 이어지다보니 빠른 context switching 이 필요한데 지금 정말 아슬아슬하다.

겨우겨우 따라잡고 있다.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이 없는데 왜 메모하는 습관이 중요한지, 이제 깨달았다.

 

문서 정리도 하나도 안 되어있어서, CS 문서 정리부터 하나씩 전부 다 정리했다.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는데 일단 매뉴얼 문서로 처리할 수 있는 CS 는 최대한 매뉴얼로 찍어내고 있다.

(이게 매뉴얼이 없으면 CS 담당하는 세일즈팀이 - 코파운더 ^^ - 기술팀을 자꾸 괴롭히기 때문에 내가 고생하는게 낫다. 기술팀은 지금 신기능 개발하기도 바쁘다.)

 

근데 생각보다 기능 개발 속도가 안 나온다.

이건 진짜 코파운더들하고 한번 싸워야 하는 문제인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SWOT 도 작성해봐야하는데.

문서 틀 짜놨는데 어디서부터 어떠헥 작성해야할지 모르겠다.

 

보통 스타트업 PO 는 기획안 작성부터 시작해서 와이어프레임 만들고, 미팅 잡고 정리하고, 스케줄링도 하고, prioritizing 하고, CS 도 처리하고, 리소스 관리하고, 그 와중에 전략도 생각해야되고, 이게 맞나? 

 

런 치고 싶다 정말.

 

 

 

<미래>

 

언어 공부가 필요하다.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 등. PO 는 어떤 사람하고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야한다.

그래야 상호간 오해가 없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가 근무하는 회사만 해도 외국인 직원이 둘이나 있는데 덕문에 0개국어 체험중이다.

상대방에게 나의 의사를 잘 전달하기 위해 논술 공부 좀 해야겠다.

 

데이터 분석 안 까먹게 종종 연습해야겠다. 간단한 딥러닝 돌리는 것도.

나의 소중한 개발 리소스들이 기능 추가 때문에 internal cs 를 해줄 시간이 없을 때가 많다.

그럴때 내가 그냥 후다닥 보고 수치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할게 너무 많으니 어느 것 부터 정리해야할 지 감이 안 올 때가 많다.

이건 독서가 답인가...

 

체력이 딸린다. 운동 열심히 해야한다.

진짜. 힘들어서 챌린지 하고 싶어도 하기가 싫다. 아 내일 출근하기 싫다.

코파운더들하고 한번 미팅할 때 마다 기가 빨린다.

근데 또 이 사람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미팅을 내가 잡아야 한다.

 

 

 

<결론>

 

힘내자. 나 자신. 아자아자...

횡설수설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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